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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적>은 박정민, 이성민, 윤아 주연의 실화를 배경으로 유쾌한 웃음과 감동이 있는 영화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영화에 대한 감동과 여운을 이야기한다. 오늘은 최초의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기차역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 <기적>의 정보 및 실화배경,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정보 및 실화배경
영화는 2021년 추석연휴에 개봉되어 명절 가족영화로서 기대를 모으고 홍보도 그에 맞춰졌다. 그러나 코로나19상황이라는 악재시기에 개봉이 되어 9.16이라는 높은 관람객 평점에 비해 흥행면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수상내역으로는 준경의 누나로 나온 이수경 배우가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조연상과 제31회 부일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이수경은 극 중 박정민이 연기한 준경의 누나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박정민보다 9살 어리다. 영화는 실제 존재하는 역인 양원역의 설립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 전체가 실화는 아니다. 하지만 양원역과 관련하여서는 여러 가지가 실제 이야기와 비슷하다. 먼저 실제로 길이 없어서 주민들이 철로를 따라 길을 오갔다는 점, 주민들이 돈을 모아 국내 최초의 민간자본으로 역이 만들어졌다는 점, 영화 속에서 준영이 1986년에 학교에 입학하고 그 후 몇 년이 배경인데 양원역이 1988년부터 열차가 서기 시작했다는 점 등에서 미루어 알 수 있다. '양원'이란 물길이 나뉜 봉화와 울진의 양쪽 원곡마을을 뜻한다고 한다. 외진 곳이라 사투리도 보통 경상도 사투리보다 조금 독특하다고 하는데 이성민 배우가 봉화 출신이라 그런지 안정적인 사투리 연기를 구사하며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양원역은 양원역과 흡사하게 만든 세트장이다. <기적>의 감독은 소지섭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이다.
줄거리
1986년 고등학생인 준경(박정민)은 왕복 5시간이나 걸려 학교에 다니고 있다. 준경은 기관사인 아버지와 누나 보경과 함께 살고 있다. 준경이 살고 있는 분천리 마을은 차가 다니는 길이 없다. 오직 기찻길만 있는데 기차역이 없다. 그래서 마을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기찻길로 걸어서 제일 가까운 역인 승부역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 승부역은 굴을 세 번을 지나고, 철교를 세 번이나 건너야 된다. 이 아찔한 길을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승객 열차는 시간표가 있어 피할 수는 있으나 화물열차는 언제 올지 몰라서 길을 건너다 죽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 준경이 바라는 소원은 간이역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이 특별한 사연을 얘기하려고 54번이나 편지를 보내고 있다. 준경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데 엄청난 수학천재라는 것이다. 같은 반 친구 라희(윤아)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준경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준경이 마을의 간이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그를 좋아하는 마음에 준경을 적극 도와준다. 한편 예사롭지 않은 준경의 수학실력을 눈치챈 선생님은 준경에게 박사과정 논문 초본을 검토시킨다. 준경은 라희의 아이디어에 따라 주민들을 위해 기차가 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기를 만든다. 준경과 라희는 어떻게든 대통령을 만나 이 사연을 얘기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한다. 장학퀴즈에 나가 유명해지기 위해 퀴즈 풀이 연습을 하고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대통령상을 받는 계획 등을 세운다. 그러던 중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라희는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된다. 라희의 아버지는 수학실력이 뛰어난 준경도 교육시켜 주겠다고 함께 가자고 한다. 그러나 준경은 라희의 청을 거절하고 마을에 남기로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대통령이 준경의 사연을 알게 되었고 간이역을 세워주기로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나 재정적 지원은 언제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간이역을 짓기로 한다.
리뷰
실제 길이 없어 사람들이 철길로 다녔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주민 스스로 힘을 모아 역을 짓기에 이르렀을까. 실제 이야기인만큼 영화에는 진정성이 녹아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마저 훌륭하여 영화에 푹 빠져들었다. 특히 고등학생 연기를 하는 박정민은 어쩜 저렇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그저 감탄이 나왔다. 윤아 역시 사랑스럽고 당찬 연기를 선보이며 <공조>, <엑스트> 등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이 공존하는 이런 종류의 연기에 통달했음을 보여주었다. 박정민과의 케미 역시 좋았는데 하이틴 로맨스영화로서의 느낌도 잘 보여주었다. 이성민은 동공까지 연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명품배우로서 <기적>에서도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따뜻한 아버지의 연기를 잘 표현해 주었다. 별 기대 없이 잔잔한 웃음이 있는 감동영화로 생각하고 영화를 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통통 튀는 웃음과 세련된 연출이 있어 시종일관 기분 좋아지는 영화였다. 슬픈 반전도 너무 심파로 흐르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영화이다. 그러한 따뜻함은 영화에 등장하는 비디오테이프나 각 그랜저, 레트로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 80년대 감성이 주는 매력이 있어서인 듯하다. 예전 것은 언제나 향수를 일으키며 따뜻함과 추억을 가져온다. KTX가 정차역을 최소화하여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는 지금, 주민들이 직접 벽돌을 쌓아 올리며 만들어진 간이역의 느리지만 정겨운 풍경이 그리워지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