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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는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비롯하여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전 세계를 감동시키며 화제에 중심에 선 <미나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낯선 나라에서 이민자들이 정착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은 영화 <미나리>의 정보 및 정이삭 감독,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정보 및 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는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윤여정은 <미나리>로 아시아 배우로서는 최초로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한국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았다. 주연 배우 스티븐 연은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인물이 되었다. <미나리>의 많은 수상내역이 보여주듯 세계 언론과 관객들은 영화 <미나리>에 열광했다. 이렇게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특히 미국 영화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제이콥 가족의 이야기로, 이민자들의 삶의 애환을 깊이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한국인보다는 어쩌면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더 공감할 만한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겪는 일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온 모든 이민자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나리>는 미국의 영화사 Plan B Entertainment에서 제작하고 미국인 국적의 정이삭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정이삭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썼는데 정이삭 감독의 부모님은 실제로 농장을 경영하였고 자신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자신의 할머니가 근처 개울가에 미나리를 심었고 실수로 밭을 태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는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사실감 있게 담아 냈다.
줄거리
제이콥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시골 아칸소로 이사를 온다. 제이콥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농장을 만들기 위해 이사를 왔다. 아들 데이빗은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아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다. 아내 모니카는 그런 데이빗을 돌보며 다른 이민자들처럼 병아리 간별사로 생계를 이어간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힘든 삶에 다툼이 잦아졌고 결국 한국에 있는 모니카의 어머니가 와서 도움을 주기로 한다. 자신만의 농장을 성장시키며 꿈을 키워가는 제이콥과 달리 팍팍한 현실에 힘들어 하던 모니카는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자 서럽고 반가운 마음에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아들 데이빗은 할머니가 낯설기만 하다. 할머니는 근처 개울가에 한국에서 가지고 온 미나리 씨를 심는다. 제이콥 가족은 이사온 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교회에도 가보지만 낯선 곳에서의 적응은 쉽지 않다. 한편 데이빗은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점차 할머니에게 마음을 열고 제이콥의 농장도 발전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돈을 아끼기 위해 직접 팠던 지하수로가 마르면서 비싼 수돗물로 농장을 경영하게 된다. 결국 수도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집에 물이 끈기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도 뇌졸증으로 쓰러진다. 그러던 중 제이콥은 드디어 시내에 농장물 샘플을 팔러 갈 기회를 잡는다. 그리고 시내에서 데이빗의 심장검사를 한다. 한편 모니카는 어머니의 치료와 일자리를 위해 제이콥에게 LA로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데이빗은 LA에 가지 않고 농장을 성공시키고 싶어 남겠다고 한다. 이때 데이빗의 심장이 회복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제이콥은 그렇게 고대하던 첫 거래 계약에 성공한다. 한편 집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는 집의 쓰레기를 태우던 중 농장에 불이 붙고 제이콥의 모든 농작물이 물에 타고 만다. 하지만 불에 탄 농장 앞에서 데이빗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고 마음이 더 관대해진다. 할머니는 죄책감으로 집을 떠나려 하지만 아이들은 할머니를 붙잡고 그렇게 가족은 더 단단해진다.
리뷰
영화 <미나리>는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지만 나의 개인적 생각으로는 엄청난 슈퍼스타도 없고 소재도 잔잔한 이 영화에 대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미나리>는 보는 내내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나를 영화 속 제이콥 가족의 삶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게 했다. 영화는 곳곳에 수 많은 은유가 심겨 있고 가족에 대해, 특히 타국에서 삶을 일구어 가는 이민가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했다. 어느 곳에나 잘 자라는 미나리처럼 한국인들은 어느 곳에서나 뿌리를 내리고 잘 적응한다. 그러나 역시 시작은 쉽지 않다.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그들은 어떠했을까. 제이콥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려는 아내 모니카를 붙잡지 않으면서까지 자신의 농장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던 마음도 타국에서 자리 잡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 제이콥의 성공에 대한 집착은 어느새 가족보다 우선이 되어 버렸다. 그것을 깨닫게 하기라도 하려는 듯 할머니의 실수로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농장은 불길에 싸여 한 순간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결국 남은 것은 모든 것을 집어삼킨 화마 앞의 가족뿐이다. 제이콥이 농장을 성공시켜 지키려 했던 것이 애초에 무엇이었는가. 바로 가족이다. 농장은 불길과 함께 사라졌지만 제이콥은 깨달았을 것이다. 농장이 되었든, 다른 사업이 되었든 아무리 공 들여 쌓아도 갑작스레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가족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주며 내가 다시 일어설 이유와 동력이 된다는 것을. 죄책감에 떠나려는 할머니를 아이들은 손을 잡아 집으로 이끌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어쩌면 할머니의 실수는 시기적절했을지 모르겠다. 불이 나지 않았으면 제이콥의 첫 거래는 성공적으로 성사되었을 것이고 계속 농장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리고 모니카는 어머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LA로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진 그곳에서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하나가 된 그들은 서로를 보듬으며 조금은 더디 가지만 실패가 준 교훈을 동력 삼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