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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의 나이 많은 여자복싱 선수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복싱 트레이너가 가족이 되어 가는 영화 <밀리어달러 베이비>는 곳곳에 숨어있는 은유를 통한 삶의 의미와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으로 수많은 이들의 인생영화가 되었다. 오늘은 높은 평점만큼 수많은 수상내역을 자랑하는 명작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정보 및 주연배우,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정보 및 주연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걸작 중 하나인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원작소설 <불타는 로프>를 원작으로 한다. 각본은 <크래쉬>라는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폴 해기스가 썼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감독과 주연을 맡기로 바로 결정하였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으며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수상 당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나이가 74세였던 것을 생각하면 노장 감독으로서 여전히 전성기 다운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영화이다. 특히 미국에서 금기시되었던 존엄사를 이런 메이저 영화로 다룬 것은 거의 최초의 일이었다. 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대 생으로 올해 나이 93세이다. 1960년대에는 주로 서부영화에 출연하며 기존의 미국 서부 영화의 틀을 캔 이탈리아산 서부영화인 스파게티 웨스턴의 상징이었다. 1970년대에는 <더티 해리>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1990년대 이후에는 감독으로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적인 배우이자 감독이라는 명성을 쌓았다. 마거릿 역할의 힐러리 스웽크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한 배우이다. 1999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두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줄거리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지혈사 출신의 복싱 트레이너이다. 그는 과거에 수건을 던져야 할 때 던지지 못해서 자기 선수인 윌리(모건 프리먼)의 한쪽 눈을 잃게 만든 적이있다. 윌리는 프랭키를 원망하지 않지만 프랭키는 자기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체육관에 윌리를 지배인으로 고용하며 윌리의 나머지 인생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거릿이라는 31살의 여자선수가 찾아온다. 그녀는 시골마을 출신으로 대도시로 나와 웨이트리스를 하며 손님이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복싱을 하고 있다. 그녀는 복싱이 좋아서 혼자 운동을 하고 자신을 키워줄 트레이너로 프랭키를 찾아온다. 프랭키는 재능 있는 선수인 윌리가 장애를 갖게 된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녀의 청을 거절한다. 그러나 마거릿은 포기하지 않고 이에 프랭키는 두 가지 조건을 들어 그녀의 요청을 수락한다. 첫 번째는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것, 두 번째로는 자신의 말에 토 달지 말 것이 그것이다. 프랭키의 가르침을 받은 그녀는 승승장구한다. 프랭키는 그녀의 링네임으로 모쿠슈라라고 부른다. 프랭키는 딸에게 의절당한 채 20년째 딸에게 편지만 쓰고 있다. 그러나 그 편지는 20년째 반송당하고 있다. 마거릿은 이제 복싱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아직도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돈을 악착같이 버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은 그녀의 이러한 희생에도 고마움은커녕 불평을 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프랭키와 마거릿은 가족에게 외면당한 채 살아온 모습이 닮아 있었다. 이제 프랭키는 마거릿을 딸이라 생각하고 마거릿은 프랭키를 아버지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마거릿은 더티복싱 챔피언과 경기를 치르게 된다. 거기서 상대의 반칙으로 더 이상 복싱을 하지 못할 정도록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고 프랭키는 마거릿을 위해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않을 결정을 해야 한다.
리뷰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너무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며 여러가지 감정과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전반에는 스포츠 영화로서 경쾌하게 출발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선은 깊어지고 더욱 진지해지며 여러 가지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는 구성을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역시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진짜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외면받는 프랭키와 마거릿이 서로를 아버지와 딸로 의지하며 가족이 되어 가는 부분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진한 피가 흰 와이셔츠에 뭍은 얼룩이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하다. 프랭키로 변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주변에 자신을 보호할 사람이 있어도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가족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주변에 보호막이 있어도 결국 스스로를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자신만이 자신 내면의 상태와 외부의 위험의 요소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고 보호하려는 사람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수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을 스스로 보호한다는 것, 어떻게 보면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긴 인생길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이지 않을까? 영화는 우리의 인생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흘러가지 않듯 우리가 바라던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지극히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를 통해 그 과정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확실한 해피엔딩이라는 결과보다는 그 해피엔딩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마거릿과 프랭키는 이미 가족을 이루었고 마지막의 순간에도 둘은 가족이었으니 둘의 목적은 성취된 것이나 다름없다. 실패에 대해 관대하지 않은 사회에서 때론 실패하는 것처럼 보여도 괜찮아,라고 영화는 말해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