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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큰 이변과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은 영화가 있다. 영화 <코다>가 바로 그 화제의 중심이 된 영화이다. 청각장애인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오늘은 <코다>의 정보 및 수상내역, 줄거리를 소개하고 리뷰를 함께 나눠 보겠다.
정보 및 수상내역
영화 <코다>는 94회 아카데미 3관왕에 빛나는 영화다.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37회 선댄스 영화제 4관왕, 미국 작가 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미국 배우 조합상 등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평점은 8.79이고 2014년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원작과는 여러부분에서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 여동생이 오빠로 바뀌었다는 점이나 전반적인 느낌이 디즈니 스토리처럼 조금 더 밝고 희망찬 분위기다. 제목 CODA 는 중의적 의미가 있는 단어이다. 하나는 청각장애인 부모나 후견인을 두고 있는 청각장애가 없는 아이라는 뜻이 있다. 동시에 악보에서 결미 부분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제목에 중의적 표현을 생각해 의미를 부여해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음악영화인 만큼 영화에서 빼놓은 수 없는 부분이 음악이다. 음악감독인 마리우스 드 브리스는 라라랜드, 물랑루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던 사람으로 특히 라라랜드로 그래미상 2관왕을 수상했다. 루비 역할을 맡은 에밀리아 존스는 훌륭한 가창력을 자랑한다. 이 영화를 위해 9개월간 노래와 수화를 연습하고, 배를 조정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영화 <코다>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음악과 청각장애라는 소재에 진정성을 더하려 노력하였다. 극 중 농인 역할을 맡은 배우를 모두 농인 배우로 캐스팅한 것도 그에 대한 노력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때 시상자인 윤여정이 수화로 수상자인 트로이 코처를 지명하며 축하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줄거리
루비의 가족들은 루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그녀의 가족들은 어업을 생업으로 하여 살아간다. 루비는 학교생활을 하며 가족들의 어업, 그 외의 모든 일을 돌보며 바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생선냄새가 베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기죽지 않는 당찬 소녀이다. 그녀가 잘하고 즐겨하는 것은 노래이다. 거친 바다에 나가 가족들과 고기를 잡으며 노래를 한다. 그녀는 동급생 마일스에 대한 호감으로 그를 따라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노래의 재능을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노래를 하는 자신의 꿈만을 좇을 수 없는 상황이다. 청각장애인인 자신의 가족들은 이미 그녀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버지와 오빠는 불합리한 수익구조의 조합을 빠져나와 자신들만의 사업을 하기 원하고 이때 루비의 역할이 꼭 필요하게 된다. 한편 줄리어드 음대에 그녀는 추천하겠다는 선생님의 말로 그녀는 꿈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청각장애인 가족에게 노래라는 꿈은 이해할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종류의 일이다. 엄마와 아빠는 적극적으로 루비를 반대하지만 오빠만은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가족에게 메이지 않고 너의 꿈을 펼치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위기 상황이 벌어진다. 루비 없이 어업에 나선 아빠와 오빠는 해안경비선의 경고를 듣지 못하고 어업을 하다가 해안경비대에 잡히고 만 것이다. 루비는 이대로 꿈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학예회가 열리고 그녀의 가족들은 학예회 무대에 선 그녀를 보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들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음악을 즐길 수 없다. 영화는 가족들의 입장에서 화면을 보여준다. 무음의 적막이 한순간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마지막보다 이 부분이 가장 뭉클한 장면이었다. 학예회에서 돌아와 아버지는 루비의 목에 손을 대어 진동으로라도 루비의 음악을 느끼고 싶어 하며 루비가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길을 열어준다.
리뷰
이야기의 주인공 루비의 당차고 씩씩한 모습은 디즈니 여주인공과 같은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활력을 불어넣는다. 망망대해에서 들리지 않는 가족들을 사이에 두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루비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어떤 장애물에도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그러한 환경에서 '노동요'로서의 기능을 한 노래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줄 누가 알아겠는가? 학예회 장면에서 가족들 입장에서는 무음으로 보는 것과 같은 그 장면은 나에게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남았다. 소리가 한순간 없어졌지만 무대 위 사람들은 춤을 추며 노래를 하고 관객들은 즐겁게 호응한다. 상반된 그 장면에서 가족들이 느꼈을 감정을 상상해 본다. 아버지가 루비의 노래를 듣기 위해 루비가 노래를 부를 때 그녀의 목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가 대는 장면 또한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자녀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 아버지, 얼마나 그 소리가 듣고 싶었을까? 영화의 소재를 먼저 접했을 때에는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되어 보기를 망설였다. 하지만 영화를 플레이하는 순간부터 나의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아챈다. 이 사랑스러운 가족은 청각장애를 전혀 장애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가족을 위해 꿈까지 포기할 것을 고민하는 책임감 강한 루비의 모습에서 요즘 보기 힘든 진한 가족애가 느껴졌다.